면책 결정, 끝이 아니라 '진짜 전쟁'의 시작입니다
반갑습니다. 은행 심사역 출신 금융전문가 정현우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길게는 5년, 짧게는 수개월간의 고통스러운 개인회생이나 파산 절차를 마치고 드디어 '면책'이라는 성적표를 손에 쥐신 분들일 겁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면책 결정문이 나왔다고 해서 내일부터 당장 은행에서 당신을 우량 고객으로 대접해 줄까요? 절대 아닙니다. 은행 입장에서 당신은 여전히 '돈을 빌려줬다가 제대로 못 받은 기록이 있는 사람'입니다. 면책은 법적인 빚을 탕감해 준 것이지, 당신의 신용을 예전으로 돌려놓은 것이 아닙니다.
이제부터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카드사에 전화를 돌리다가는 '발급 거절'이라는 통보와 함께 신용점수만 갉아먹게 될 뿐입니다. 오늘 제가 은행 심사역의 시각에서 면책 후 신용점수를 가장 빠르게 올리고, 다시 당당하게 신용카드를 손에 쥘 수 있는 로드맵을 핵심만 짚어 설명해 드립니다.
1. '공공기록정보(1101)' 삭제 확인이 1순위입니다
면책을 받으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한국신용정보원에 등록된 '공공기록정보'의 삭제 여부입니다. 개인회생은 보통 면책 결정 후 2주 이내에, 파산은 면책 확정 후 법원에서 신용정보원으로 통보하여 삭제됩니다.
- 확인 방법: NICE(나이스), KCB(올크레딧) 앱에 접속해 '공공기록' 항목이 비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십시오.
- 주의사항: 간혹 법원의 행정 착오나 누락으로 기록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기록(코드 1101 등)이 남아 있다면 그 어떤 금융기관도 당신에게 카드를 발급해 주지 않습니다. 기록이 남아 있다면 즉시 해당 법원에 연락해 삭제 요청을 해야 합니다.
공공기록이 삭제되는 순간, 당신의 신용점수는 보통 600점대(과거 6~7등급 수준)로 시작하게 됩니다. 이제부터가 진짜 점수 올리기 게임입니다.
2. 내부 등급의 벽, '원수사'는 쳐다보지도 마십시오
많은 분이 실수하는 것 중 하나가 예전에 내가 빚을 탕감받았던 은행이나 카드사에 다시 문을 두드리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곳은 평생 포기하십시오.
금융권에는 '내부 전산 기록'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나라에서 정한 공공기록은 5년이 지나면 삭제되지만, 해당 은행 내부 전산에는 '이 사람은 우리 돈을 떼먹은 사람'이라는 기록이 평생 남습니다. 이를 '내부 블랙리스트'라고 부릅니다.
- 전략: 내가 단 한 번도 거래하지 않았던 은행, 혹은 채무 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금융사를 공략해야 합니다.
- 팁: 주거래 은행을 새로 만드십시오. 급여 이체, 공과금 자동이체, 예·적금 실적을 최소 6개월 이상 쌓아야 심사역이 당신을 '갱생한 고객'으로 판단할 근거가 생깁니다.
3. 신용점수 700점 돌파를 위한 '체크카드' 활용법
신용카드가 없으니 신용점수를 못 올린다고 한탄하지 마십시오. 체크카드만 잘 써도 점수는 오릅니다.
- 월 30만 원 이상, 6개월 꾸준히 사용: 소액이라도 꾸준히 카드를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KCB와 NICE는 소비 패턴의 안정성을 매우 높게 평가합니다.
- 후불교통카드 기능 포함: 체크카드에 후불교통 기능을 넣으십시오. 이 또한 소액 채무를 성실히 상환하는 데이터로 축적됩니다.
- 비금융정보 등록: 통신비, 건강보험료, 국민연금 납부 내역을 신용평가사에 제출하십시오. 4060 세대라면 성실한 납부 실적만으로도 단숨에 10~30점을 올릴 수 있습니다.
4. '햇살론카드'와 '질권설정 카드'라는 우회로
점수가 600점대 중반에서 멈춰 카드가 나오지 않는다면, 정부 지원 상품이나 특수 상품을 노려야 합니다.
- 햇살론카드: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보증을 서주는 상품입니다. 면책 후 6개월 이상 경과하고 가처분소득이 증빙된다면 가장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한도는 낮지만(최대 200만 원), 이 카드를 1년만 잘 써도 일반 신용카드 발급 확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집니다.
- 질권설정 신용카드: 내 예금을 담보로 잡고 그 범위 내에서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방식입니다. 일부 외국계 은행이나 지방은행에서 취급합니다. '내 돈 내고 내가 쓴다'는 개념이지만, 신용평가사에는 '신용거래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점수 향상에 직빵입니다.
5. 4060 금융 재기를 위한 정현우의 직설 조언
40대에서 60대 분들은 이제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한 번 더 실수하면 노후가 무너집니다. 신용카드를 다시 만드는 목적은 '소비'가 아니라 '신용 회복'이어야 합니다.
- 현금서비스, 카드론은 독약입니다: 카드를 재발급받자마자 급하다고 현금서비스를 쓰는 순간, 당신의 신용점수는 다시 낭떠러지로 떨어집니다. 은행 심사역은 이를 '다시 돌려막기를 시작하려는 징후'로 봅니다.
- 한도의 30%만 쓰십시오: 한도가 200만 원이라면 60만 원만 쓰십시오. 한도를 꽉 채워 쓰는 행위는 금융사에 불안감을 줍니다.
면책 후의 삶은 과거의 잘못을 지우는 과정이 아니라, 새로운 신용을 쌓아 올리는 과정입니다. 혼자 고민하며 부결 기록만 남기지 마십시오. 전문가의 조언 한마디가 당신의 재기 기간을 2년 이상 앞당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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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재기, 방법만 알면 생각보다 빠릅니다. 포기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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